카테고리 없음

2013년 3월 15일 오전 11:32

김삿갓1 2013. 3. 15. 11:33

難貧 난빈


地上有仙仙見富 人間無罪罪有貧 지상유선선견부 인간무죄죄유빈
莫道貧富別有種 貧者還富富還貧 막도빈부별유종 빈자환부부환빈

강좌수가 나그네를 쫓다

사당동 안에서 사당을 물으니
보국대광 강씨 집안이라네.
선조의 유풍은 북쪽 부처에게 귀의했건만
자손들은 어리석어 서쪽 오랑캐 글을 배우네.
주인은 처마 아래서 갓을 숙이며 엿보고
나그네는 문 앞에 서서 지는 해를 보며 탄식하네.
좌수 별감이 네게는 분에 넘치는 일이니
기병 보졸 따위나 마땅하리라.

姜座首逐客詩 강좌수축객시


祠堂洞裡問祠堂 輔國大匡姓氏姜 사당동리문사당 보국대광성씨강
先祖遺風依北佛 子孫愚流學西羌 선조유풍의북불 자손우류학서강
主窺첨下低冠角 客立門前嘆夕陽 주규첨하저관각 객립문전탄석양
座首別監分外事 騎兵步卒可當當 좌수별감분외사 기병보졸가당당

김삿갓을 내쫓은 주인은 나그네가 갔나 안 갔나 확인하려고

갓을 숙이고 엿보는데 김삿갓은 문 앞에 서서 인심 고약한

주인을 풍자하고 있다.

개성 사람이 나그네를 내쫓다

고을 이름이 개성인데 왜 문을 닫나
산 이름이 송악인데 어찌 땔나무가 없으랴.
황혼에 나그네 쫓는 일이 사람 도리 아니니
동방예의지국에서 자네 혼자 되놈일세.

開城人逐客詩 개성인축객시


邑號開城何閉門 山名松嶽豈無薪 읍호개성하폐문 산명송악개무신
黃昏逐客非人事 禮義東方子獨秦 황혼축객비인사 예의동방자독진

비를 만나 시골집에서 자다

굽은 나무로 서까래 만들고 처마에 먼지가 쌓였지만
그 가운데가 말만해서 겨우 몸을 들였네.
평생 동안 긴 허리를 굽히려 안했지만
이 밤에는 다리 하나도 펴기가 어렵구나.
쥐구멍으로 연기가 들어와 옻칠한 듯 검어진 데다
봉창은 또 얼마나 어두운지 날 밝는 것도 몰랐네.
그래도 하룻밤 옷 적시기는 면했으니
떠나면서 은근히 주인에게 고마워 했네.

逢雨宿村家 봉우숙촌가


曲木爲椽첨着塵 其間如斗僅容身 곡목위연첨착진 기간여두근용신
平生不欲長腰屈 此夜難謀一脚伸 평생불욕장요굴 차야난모일각신
鼠穴煙通渾似漆 봉窓茅隔亦無晨 서혈연통혼사칠 봉창모격역무신
雖然免得衣冠濕 臨別慇懃謝主人 수연면득의관습 임별은근사주인

어느 시골집에서 비를 피하며 지은 것으로 궁벽한 촌가의 정경과

선비로서의 기개가 엿보이는 시이다.
누추하지만 나그네에게 비를 피할 수 있도록 베풀어 준

주인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하면서 세속에 굽히지 않으려는 의지를 볼 수 있다.

주막에서

천릿길을 지팡이 하나에 맡겼으니
남은 엽전 일곱 푼도 오히려 많아라.
주머니 속 깊이 있으라고 다짐했건만
석양 주막에서 술을 보았으니 내 어찌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