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는 글
한여름의 폭염도 언제 그랬냐는둥 계절에 밀려 떠나가 버리고
전형적인 초가을의 한낮 따가운 햇살과 달리 이젠 조석으로는
가을이 성큼성큼 오는 소리가 마치 귓가에 쿵쿵 들리는 것 같네요.
행길옆 개천을 따라 줄지어 심어놓은 목이긴 코스모스가 색종이처럼
한들거리고 그 위를 하나둘 한가로히 나르는 잠자리 뗴의 날개짓이
어우러져 한폭의 수체화로 정말 꽃처럼 예쁜 초가을 맑은 하늘...
집마당 한켠에 작은 텃밭의 파랏던 고추가 점차 탐스런 붉은 빛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제법 가을 냄새가 물씬 묻어나고 어디서 불어오는지
살랑살랑 어깨를 스치고 지나는 바람 그리고 점점 높아지는 파란하늘
맑은 하늘에 퍼지는 햇살과 바람이 기분을 좋게 해주는 날입니다.
그동안 무더위로 지친심신 때문인지 오늘 아침 날씨가 가을 냄새가
묻어나 그냥 왠지 기분 좋은 일이 꼭 생길 것은 날입니다.
지금 이글을 읽고계신 님들께서도 저처럼 행복하게 하루를 시작하세요.
어차피 세월은 가고 사람도 가고 지금 이순간도 흘러가버려 다시 오지
못할 곳으로 흩어져 다시 오지 않으니 한시각이라도 즐기며 사시구요.
"인생이란 "
그래서 우리네 인생을 간이역있는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이라고
비유하고 생면부지 알지 못하는 낯선 곳에서 그것도 아주 남루한
여인숙에서 하룻밤을 지내본 사람은 그 말의 뜻을 알 겁니다.
생경하고, 낯설고, 춥고, 고독하고, 잠은 오지 않고 바람소리 쌩쌩
들리는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을...
너나없이 어쩌면 우리가 모두 사는 건 그런 것인지도 모르지요.
아주 짧고 낯설게 가 버리는 무심한 세월 때문일까요.?
하지만 우리들 마음에 남아 있는 것들은 분명히 크게 존재해
내가 그 누군가에게 내줬던 마음과 내가 그 누군가에게 받았던
관심과 사랑은 서로가 함께 품었던 꿈의 기운들일 테구요.
서로가 목마르게 그리워하며 애썼던 마음들도 무심한 세월에
쓸려가고 우리도 그 세월을 따라 가지만 그 아름다운 마음은
중년이된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 있기에 바로 거기에 우리가 사는
의미가 존재하는 지도 모릅니다.
그 가슴속의 커다란 그리움에 응어리는 지금 이 순간 발자국에도
스미고 가슴에도 깊이 스며들고 있을 겁니다.
그래도 이중년에 그나마 그리움이 있어서 얼마나 좋습니까.
가슴에 가득 담아 놓은 희망이라는 초가을의 그리움...
그치요.
아....우리네 중년들의 좋은 시절이 흐르고 있네요.
늘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은 그리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