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 詩 1
主人呼韻太環銅 주인호운태환동
주인이 부르는 운자가 너무 '고리’고‘구리’니
我不以音以鳥態 아불이음이조태
나는 음으로 하지 않고‘새김’으로 해야겠다
濁酒一盆速速來 탁주일분속속래
막걸리 한 동이를 재빨리 가져오게
今番來期尺四蚣 금번래기척사공
이번 내기에는 자네가 진 것이네
어느 고을에서 김삿갓이 詩를 잘 한다는 詩客과
막걸리 내기를 하였는데 詩客이 韻字로
‘銅' ‘態’,‘蚣’을 부르자 김삿갓이 그 운을 부르는
대로 시로써 답을 하여 막걸리를 얻어먹었다고 한다.
내기 시 2
一粒粟中藏世界 일립속중장세계
좁쌀 한 알 속에 온 세계가 숨어 있어
半升鐺內煮乾坤 반승당내자건곤
반 되 들이 솥 속에서 하늘과 땅을 삶는다
二月江南花滿枝 이월강남화만지
이월이면 강남에서는 가지마다 꽃이 피니
他鄕寒食遠堪悲 타향한식원감비
타향에서 한식을 맞는 몸 고향 생각이 간절하구나
三五夜中新月色 삼오야중신월색
한가위 보름달에 달이 솟아 아름다우니
二千里外故人心 이천리외고인심
이천 리 타향 사는 친구의 마음은 어떠할까
四十餘年睡夢中 사십여년수몽중
사십여 년을 꿈속에서 살아오다가
而今醒眼始朦朧 이금성안시몽롱
이제야 깨어나니 눈앞이 텁텁하네
不知日巳過停午 불지일사과정오
해는 이미 한낮이 지난 줄도 모르고
起向高樓撞曉鐘 기향고루당효종
이제야 다락에 올라 새벽종을 치누나
김삿갓이 어느 주막에 주모와 시로써 술내기를
약속하고 주모가 읊은 시구에 화답하였다는 詩이다